창작콘텐츠 공모전

  • (장려상) NIA원장상

정답이라는 착각 Ctrl C+V

  • 수상연도 :

    2023년

  • 부문 :

    인식제고콘텐츠

  • 수상자 :

    주소연 신은솔 현윤아

하이브마인드
벌군집이 하나의 생물처럼 움직이는 다수의 개체를 움직이는 하나의 정신을 뜻하는 개념이다.
유행이라는 이를 방증하듯 복잡한 인간사회에서도 하이브 마인드는 나타났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처럼 우리의 생각도 복제되는 현상으로 말이다.
복제하는 일을 디지털 재앙의 씨앗이라 지칭하기도 한다.
복제된 의견이 다수가되고 그 다수의 의견이 정답이 되어 다른 답이 틀린답이 되기 때문이다.

(화면자막)정답이라는 착각 Ctrl C+V

이번 취재는 메일함에 던져진 공론화 문서로부터 시작됐다.
공론화 문서는 유명인 A의 발언 대부분이 기존에 있던 자료를 그대로 베껴왔음을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화면자막) 유명인 A는 타인의 의견을 자신의 의견인 양 베낄 뿐 진정한 주관을 가졌다고 볼 수 없습니다. 유명인 A의 실체를 밝히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자 이 문서를 작성했습니다.

주된 피해자는 유튜브채널 B급시사와 한국대학교 경제학과 차석호 교수였다.
B급시사의 영상 속 발언이 유명인 A의 SNS계정에 그대로 올라왔다. 공론화 문서에 따르면 간호법 거부권에대한 개인적 견해가 90% 정도가 일치하며
차석호 교수가 집필한 선택할 자유를 위하여와 유명인 A의 선택의 길 사이 유사성이 포착되었다.
능력주의로 인해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는 반구저기 한국 사회에서 진정한 자발적 동의가 발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흔하지 않은 용어 표현이 완전히 겹친 문장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제보의 내용이 사실일까?
이번 사건의 피해자로 가장 먼저 거론된 B급시사는 기자생활을 하다가 은퇴하고 시사이슈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B급 시사는 유명인 A의 논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댓글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제작진 : 피해자로 가장 먼저 거론됫혔는데 유명인 A가 베꼈다고 생각하시나요?
B급시사/시사 전문 유튜버 : 글쎄요... 워낙 콘텐츠가 많은 세상이잖아요. 식품업계가 각자의 상품을 은근슬쩍 따라서 하는 것과 같은 논리로 서로를 참고하는 게 워낙 관행으로 자리를 잡아서요.
제작진 : 그렇군요... 근데 댓글을 보면 다들 베낀 게 맞는 것 같다고 하고 있어서요.
B급시사/시사 전문 유튜버 : 그래요? 근데... 확실히 베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B급시사/시사 전문 유튜버 : 아까는 좀 긴가민가 했는데 제기된 문제를 다시 자세히 보니깐 확신이 서네요.
B급시사/시사 전문 유튜버 : 다수가 베낀 게 맞는 것 같다고도 하고요.

이와 관련해 또 다른 피해자 차석호 교수는 상반된 의견이었다.
제작진 : (유명인 A가) <선택할 자유를 위하여>를 밀도있게 참고한 정황이 포착됐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차석호/한국대 경제학과 교수 : 당연한 겁니다. 근데 이건 학문이라는 게 그런 겁니다. 온전한 의견이 있는건 아니고 누군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내 의견을 첨부하면서 심층적으로 변화하는 겁니다.
차석호/한국대 경제학과 교수 : 내 책 속의 문장을 베꼈다고 하는 그 문장도 따지고 보면 자유지상주의 학자들의 말과 거의 일치합니다. 그 학자들의 말을 답습했을 뿐 그들의 말을 베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차석호 교수는 표절논란을 열정적으로 부정하면 유명인A를 이해하는 뉘앙스를 보였다.
그런데 제작진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과 달리 차교수는 선택할 자유를 위하여가 베스트셀러에 등극하게된 이후 말을 바꿨다.
(화면자막) 이번에 유명인 A로 인해 입은 피해를 자서전으로 담게 됐다. 부디 이 자서전이 기존 자료를 참고할 때의 기본적인 배려를 알려줄 수 있기를...

숱한 의혹에도 침묵을 지키고있는 유명인A를 수소문 끝에 어렵게 만나봤다.
제작진 : 떴다. 떴다. A씨. A씨 잠시만요. A씨. 잠깐만 이야기 할게요.
제작진 : B급시사 아시나요? B급시사랑 비슷한 논조로 글 여러 개 올리셨는데 표절인건가요? 참고인 건가요?
유명인A/표절 의혹 당사자 : 카메라 찍지 말아주세요.
제작진 : 차석호 교수는 아세요? 차석호 교수의 <선택할 자유를 위하여>랑 출판하신 <선택의 길>이 되게 유사해요. 표절이신 거예요? 참고이신 거예요?
유명인A/표절 의혹 당사자 : 할 말 없습니다.
제작진 : 그럼 의혹에 대해서 딱히 피드백 이런 거 없으신 건가요? 근데 말만 의혹이지 이 정도면 다 사실인 것 같은데요.
유명인A/표절 의혹 당사자 : 댓글이랑 똑같은 말씀 하시네요.

(화면자막) 혹시 당신도 하고 있지 않나요? 정답이라는 착각을